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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웹 망원경이 본 최초의 별들 , 은하의 탄생을 목격하다
2022년 가동을 시작한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은 인류가 지금껏 도달하지 못한 시공간으로 우리를 이끌었다. 과거 허블 망원경이 찍었던 '우주의 끝'을 넘어, 제임스 웹은 빅뱅 이후 3~4억 년밖에 지나지 않은 시기의 은하를 포착했다. 이 은하는 ‘최초의 별들이 집단으로 형성된 흔적’을 보여주며, 우주의 진화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본 글에서는 제임스 웹 망원경이 관측한 가장 이른 시기의 은하, 그 과학적 의미, 그리고 앞으로의 천문학에 끼칠 영향까지 자세히 들여다보자.
제임스 웹 망원경의 임무와 능력
JWST는 기존 허블보다 약 100배 더 민감한 적외선 관측 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는 초기 우주의 빛이 우주 팽창에 따라 적외선으로 늘어나 있기 때문이다. JWST는 적외선 스펙트럼을 정밀 분석하여 별과 은하의 ‘탄생 흔적’을 추적할 수 있다.
특히 ‘NIRCam’과 ‘MIRI’ 등의 고성능 적외선 카메라는 우주가 아직 어두웠던 시기, 즉 ‘암흑시대(Dark Ages)’ 이후 첫 번째 별들이 점화되기 시작한 시기의 빛을 잡아낸다.
발견된 은하: GLASS-z13과 CEERS-93316
2022년 JWST는 GLASS-z13이라는 은하를 관측했다. 이 은하는 우리가 지금까지 관측한 것 중 가장 오래된 은하 중 하나로, 약 빅뱅 3억 년 후의 빛이다. 뒤이어 발견된 CEERS-93316은 더욱 놀라운 존재로, 약 빅뱅 2억 4천만 년 후의 시기일 가능성이 제기되었다. 이 은하들은 지금의 거대 은하들과 비교하면 매우 작고, 별의 수도 적지만, 별 형성이 매우 활발하게 진행 중이었던 시기로 추정된다. 이는 초기 우주가 생각보다 빠르게 별과 은하를 형성했음을 의미하며, 기존 우주론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별의 ‘점화’는 어떻게 이뤄졌는가?
빅뱅 직후 우주는 플라즈마 상태였고, 빛조차 자유롭게 이동할 수 없었다. 약 3억 년 후 수소와 헬륨이 안정화되며, **가스가 중력에 의해 수축하면서 최초의 별(제1세대 별, Population III)**이 태어났다.
이 별들은 수소와 헬륨만으로 구성되어 금속(천문학에서는 수소·헬륨 외 모든 원소) 함량이 거의 없었다. 때문에 일반적인 별보다 훨씬 더 뜨겁고 밝으며, 수명이 짧았다.
JWST는 이러한 별의 집단적 형성 과정에서 방출되는 적외선 스펙트럼과 이온화된 수소의 흔적을 통해, 당시 은하가 실제로 별을 생성하고 있었다는 것을 확인해 낸 것이다.
우주론과 은하 형성 이론의 재구성
이 초기 은하들의 발견은 기존 ΛCDM(람다 콜드 다크 매터) 모델에 의한 은하 형성 속도 예측보다 훨씬 빠른 진화를 암시한다.
과학자들은 지금까지 “별은 빅뱅 후 최소 4~5억 년 뒤에 형성되었을 것”이라고 봤지만, JWST는 이 상한선을 앞당겨야 한다는 주장을 뒷받침했다.
이로 인해 다음과 같은 논의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 우주 초기의 밀도 요동이 예상보다 컸는가?
- 암흑물질 분포가 별의 형성을 더 가속했는가?
- 제1세대 별의 폭발이 은하 형성의 씨앗 역할을 했는가?
이는 천체물리학뿐 아니라, 우주론적 시계 자체를 조정할 필요성을 의미한다.